1. 회사와 학교와 학생
특성화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현재는 일단 현장실습을 갈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기회에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진행한 취업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한 번 공유해 볼까 합니다.
2. 입사 서류 작성
입사 서류를 작성하는 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학교 생활은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자격증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교내 및 대외 상이 많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력서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은 많이 없었고 자기소개서에서 저에 모든 것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중간중간마다 담임선생님, 논술 선생님 등등 많은 선생님께 첨삭을 받으며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절대로 돌려서 표현하거나 애매하게 표현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슨 활동을 했는지, 그 활동을 통해 무엇을 얻었고 결과가 어땠는지 등 하나하나 확실하게 적어줘야 했습니다. 하나라도 어중간하게 적으면 제3자가 글을 봤을 때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 첫 번째 서류 합격과 면접
처음으로 서류를 합격하고 면접을 보게 되었고 담임 선생님께서 모의면접을 해주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설명하는 것처럼 해"
무슨 말인지는 알겠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죠. 편하게 말하고 싶지만 긴장되고, 긴장되니 말도 꼬이고 합니다. 그렇게 모의면접을 끝내고 면접 당일이 되었습니다. 많은 친구들의 응원의 말과 함께 회사로 출발하였습니다.
회사에 도착하고 나서 면접을 보는데 모르는 질문들이 나왔습니다.
"자신의 프로젝트에서 최적화를 진행해 본 경험과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 설명하라."
제 프로젝트들은 그렇게 큰 프로젝트들이 아니었기에 최적화를 쓰는 것이 오히려 더 비효율적이었다 보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이를 어떻게 넘겨야 할까 생각하다 그냥 이실직고를 하였습니다.
"제 프로젝트는 그렇게 최적화가 필요할 정도로 큰 프로젝트도 아니며 많은 연산이 필요한 작업이 없었다."
라고 말했습니다. 거의 기술면접과 더불어 압박면접에 가까운 면접을 끝내고 저는 바로 다음 공고를 찾아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느낌상 탈락할 것 같았기에 빠르게 작성하고 회사에 제출하였습니다.
아직 면접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탈락 할 것이라고 느꼈던 이유는 바로 인재상 때문이었습니다. 마지막 회사에 대한 질문에 저는 회사가 바라는 인재상을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웹과 앱의 프론트와 백엔드, 서버관리 등 많은 것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 능숙함이 어느 정도라 물어보니 "현 회사 내 시니어 개발자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라고 하셨고 회사에는 개발인원이 총 3명인데 전부 10년 차 이상 개발자라고 하셨습니다. 즉 다시 말하면 최소한 경력이 10년차 이상이거나 동급인 실력을 가진 고졸 신입을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4. 두 번째 합격과 면접
첫 번째 면접을 끝내고 다음 바로 면접 일정이 잡혔습니다. 첫 번째 면접보고 당일날 두 군데 더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떨어질 것을 대비해 빨리 넣어놨는데 다행히 서류 합격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두 번째 면접은 딱히 대비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그동안 계속 불안에 사로잡혀있어 잘될 수 있던 순간들을 망쳤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불안에 사로잡히지 않았다면 첫 번째 면접도 잘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실력이 안되서...)
긴장을 많이 하지 않았던 덕분인지 면접은 정말 물 흐르듯이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긴장했던 처음과 비교하면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질문에 대한 난이도도 그렇게 크지 않았고 말을 할 때도 편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면접이 끝나자마자 바로 합격 통보가 도착했습니다.
5. 세 번째 합격과 면접
첫 번째 면접을 끝마치고 두 번째 회사에 서류를 넣고 합격 통지가 뜨기 전 한 군데 더 넣었습니다. 혹시 두 번째 회사에서도 면접을 탈락한다면 다음 것을 준비해야 했기에 보험을 들어 놨었습니다.
두 번째 면접을 끝마치고 바로 다음날 세 번째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면접을 본 직후라 그런지 자신감 풀 충전된 상태였죠. 그렇게 면접을 보게 되었고 저는 우울하게 회사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뭔가 두 번째 면접처럼 밝고 쾌활한 면접이 아닌 첫 번째 면접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첫 번째처럼 대놓고 실력을 중시한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평범하게 본 듯했습니다. 마치 '어느 정도인지 감이 왔으니 더 볼 필요 없겠다.'라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저는 이번 면접은 완전히 망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우울함을 달래고자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전화를 주셨습니다.
"면접에서 안쫄았지?"
저는 쫄지는 않았지만 너무 느낌이 안 좋았다, 마치 더 볼 필요 없어서 끝낸 느낌이 강하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한 마디를 던지셨습니다.
"너 합격이래"
무엇을 합격했다는 것인지 선생님께 물어보니 이번에 면접 본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원래 다음 주 즈음에 알려줄 예정이었는데 이 친구가 가장 괜찮아 보여서 이 친구를 합격시키고 싶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두 번째 회사와 세 번째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6. 결정
저에게 있어 현재 회사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특의 여부였습니다. 저는 산업기능요원으로 회사를 다닐 생각이기에 이에 부합한 회사를 가야만 했죠.
두 번째 회사와 세 번째 회사 중 저는 세 번째 회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병특 지정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사업장이 10명 이상이 근로를 해야 하지만 두 번째 회사는 9명이었기 때문에 이 조건의 부합하지 않게 되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세 번째 회사로 결정되었습니다.
7. 느낀 점
어쩌면 지금이 저의 인생을 결정하는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회사를 가는 것을 통해서 저는 이제 사회로 뛰어들게 됩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저는 많은 불안에 잠을 못 자기도 했습니다. 너무 불안해서 평소에 포텐셜도 제대로 터지지 않아 발표도 망치는 일도 있었죠. 하지만 그 불안은 의미 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리 걱정하고 불안해하더라도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저 해야 할 일도 불안으로 인해 실패만 하게 되죠. 사실 저도 다른 일을 하는데 계속 면접에 대한 것이 떠올라서 잘 안 풀렸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면접에 점점 익숙해지며 면접의 대한 압박감도 많이 사라졌었는데 그 이유는 무서워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필요하지만 그것에 압도되어 본 실력의 1/10 밖에 못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